전시·문화예술행사

영화배우 박신양 작가의 제4의 벽_mM아트센터 미술관 기획 초대전 - 총괄Art Director 김영운

물속하늘 2023. 12. 3. 11:03

 

 

<전시기획 의도>

 

작가 박신양은 감각의 더듬이로 온전히 자신의 질문에 몰입한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현상과 가상의 경계에서 나를 찾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위의 표현이 아닌, 진정 자유롭고 싶은 몰입된 창작과 작가의 감정선은 우리 모두에게 또 다른 시각적 언어로 질문하게 한다. 모든 것이 멈추어 있어도 감각은 더 또렷해진다. 그리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진정 작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에 대한 연민, 그리고 몰입되는 순간을 통해 박신양 작가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며 그림이다. 그는 감각의 더듬이로 인간에 대한 사회적 선함들에 대해 모두에게 질문한다. 그리고 끝없는 질문과 대답의 연속되는 몰입과 이완은 늘 자신의 더듬이를 통해 그림이라는 행위로 새롭게 바뀌어 표현된다.

 

박신양 작가를 만나보면 엄청난 몰입도의 표현과 상상들이 압도적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기획의 가장 큰 의도는 배우로서 연기하는 케릭터의 삶이 아닌 인간 박신양의 진정성과 본인만의 행위와 표현들을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여 관람객들과 만나게 할 것 인가다.

그 소통 방식이 그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오롯이 본인의 이야기와 그의 박식하고 깊은 철학적 사유들을 들려줄 것이다. 또 우리 일상에는 전혀 쓸모없는 이상과 상상으로 점철된 생각들은 그가 몰입과 이완의 반복으로 우리에게 토해내는 정제된 표현들이다.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같은 시공간에서 서로를 의식하고 동시에 엄청난 긴장감을 일으키는 호흡을 경험할 것이다. 아울러 서로가 가상의 벽들을 쌓고 허물고 침범하며, 무엇이 현상이고 무엇이 가상인지를 의심하면서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감각이 현상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아슬아슬 가르며, 매 순간 몰입과 이완을 통해 작가와 작품이 서로 뒤엉키며, 같은 시공간 속에 작품과 관람객이 함께 전시되는 순간을 맛볼 것이다. 기본적으로 작가가 주체여야 되지만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관람객이 주체로서 그 공간에 개입하여 행위가 구현되는 순간, 작품과 작가에게서 전시 공간의 분위기를 멜랑꼴리(melancholy) 또는 애매모호하게 하는 부유(浮游)의 시공간을 통해 작가가 의도하는 제4의 벽(The 4th Wall)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매우 잔인한 방식이 되겠지만 작가는 약 5개월을 철강공장으로 사용된 두꺼운 철판이 풍기는 무겁고 엄습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전시장에 전시된 작품과 함께 한 켠에 만들어진 박신양의 아틀리에에서 그림 그리는 작업과 관련된 행위로, 매 순간 관람객에게 작가가 전시되는 매우 특이하고 힘든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전시가 진행되는 5개월 동안 이 모든 것은 관람객이 함께 개입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이러한 감각적인 호흡과 이 같은 행위는 작가가 스스로 그 긴장감을 극복하며, 절박하게 그림을 그리는 구도자의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와 경계를 넘어 저 너머의 세계를 갈구하고 표현하는 방식이며, 단 하루도 단 한 시간도 단 1 1초도 똑같은 작품이 없다는 전제를 갖는 지금까지 없었던 전혀 새로운 전시방식의 시도인 것이다. 고립된 작가는 그 차갑고도 따가운 시간과 시선 그리고 따뜻한 마음의 손길을 동시에 느끼며, 인간의 필연적인 고독과 혼자만의 어려운 상황을 그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풀어야 한다.

 

결국 이 전시는 매일 매일을 상상이 시작되는 벽 앞에서 반복되는 화면구성과 표현에 대한 갈구가 중첩되고 쌓여서, 필연적으로 전시가 종료되는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에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전시와 전시장의 모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신양작가 기획전시 총괄 아트디렉터 김영운.